IT 이야기2009. 3. 23. 00:31

이승엽 "한국팀의 강한 정신력 믿고 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48129

개인 능력의 열세를 한국 야구 특유의 조직력과 집중력으로 극복한다면 승산은 충분합니다.
http://news.kbs.co.kr/article/baseball/200903/20090322/1743921.html


웬지 이 두기사를 보고 궁금함이 들었다.
첫번째 기사는 그냥 읽었지만 두번째 기사는 웬지 모를 위화감이 들었다.


자발적 헌신과 정신력의 다른 뜻인 집중력과 의욕은 프로젝트에 꼭 필요한 정치요소이자, 프로젝트 관리자가 중점 관리해야 하는 팀 활력의 핵심 요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직접적으로 "정신력을 발휘해봐" 라는 말을 듣는 건 그닥 유쾌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특히 "요즘 팀원들의 정신력이 해이하다" 라고 듣는건 최악이다.


개인적으로 정신력 따위로 프로그래밍을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나는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능력(그게 시간이든 지식이든간에)을 120% 발휘해야 하는게 아닌 80% 정도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사람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고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지구가 망하지 않는 이상 다음의 프로젝트나 혹은 지금 당장의 프로젝트를 위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지식을 쌓고 자기 계발의 시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안정된 능력이 필요하다.


피플웨어에서 톰 디마르코는 개발자들은 대부분이 이미 동기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한다.
 " 개발자는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없으며 프로젝트 관리자가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만큼 작업자의 의욕을 꺽는 일은 없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사람들이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는지 일일이 평가할 필요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


프로그래머와 마찬가지로 소위 국대라고 불리는 스포츠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기에 질때 흔히 나오는 정신력 부재 - 단순히 기사량을 채우는 의미 이상이 없는 - 등의 기사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첫번째 기사에서 위화감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

그냥 "비를 드니 마당 쓸라 한다" 정도의 의미인걸까? 하루동안 생각하고 난뒤에야 그 미묘한 차이를 의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어휘의 미묘한 차이와 ( "믿고 있다"와 "~면 할수 있다"의 차이) 말하는 사람의 다르면서 생기는 차이이다.


어쨌거나 프로젝트의 성공에 있어서 "긍정적인 자세"와  정신력 - 소위 집중력과 의욕-은 분명 효과가 있고 개발자의 자기 헌신도 필요하다. 하지만 결코 프로젝트 관리자가 입으로 이런걸 직접적으로 요구해서는 안되고 그렇지 않다고 비난하는 말은 더더욱 해서는 안된다. (그런점에서 최근의 MB의 긍정적 사고가 모자라서 그런다라는 말은 역효과만 불러 일으킨다.)


팀원이 충성심을 느끼고 헌신하려는 자세는 프로젝트 관리자의 구호가 아닌 미묘한 동기부여 능력에 많이 달려있다. 카리스마도 어느 정도 중요하다. 프로젝트에 어마어마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해도 팀원들이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가겠다며 의욕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무능력한 관리자 밑에서는 외계인으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하여도 팀원들은 노력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IT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interface  (0) 2009.03.25
Nice game  (0) 2009.03.25
How vs Who  (0) 2009.03.16
프로젝트의 예측  (0) 2009.03.12
Scott Adams  (0) 2009.03.11
Posted by bleu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