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2009. 3. 26. 18:39

아키텍트

나는 아키텍트란 평범한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대부분의 아키텍쳐 책을 봐도 그렇다. 읽다가 졸리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로 당연한 말과 평범한 이야기를 한다.

아이러니한건 아키텍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할때는 프로젝트가 아주 위급한 상황일때가 대부분이다. 사실 그때는 트러블슈팅 전문가를 찾아야 하지만 사람들은 아키텍트가 그러한 역할도 해줄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키텍트의 역할은 프로젝트를 위급한 상황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사람이지 위급한 상황에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풀 포기를 잡고 절벽에 간신히 매달려 있을때

프로그래머 : 도와주세요~
아키텍트 : 일단 그 플포기는 당신의 질량을 감당할 수 없어요 당신의 질량과 현재 절벽의 각도, 바람의 세기를 고려하면 최소 굵기 10cm의 밧줄이 필요하죠.

프로그래머 : 저도 풀포기에 의존하고 싶진 않아요 밧줄 좀 주세요
아키텍트 : 아뇨 지금은 밧줄이 없어요. 밧줄은 당신이 등산을 오기전 준비를 했어야 합니다.

프로그래머 : 일단 머 붙잡을거라도 좀 내려 주세요
아키텍트 : 그전에 당신은 거길 왜 내려갔나요?

.. 라는 소리를 듣게 될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평범한 걸 쉽다고 착각한다. 그렇다. 그건 착각이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평범은 말하기는 무척 쉽지만 지키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

일일 빌드를 하고, CVS를 사용하고, 명세서를 작성하고, 코드를 작성하기전에 유닛 테스트를 수행하며, 회귀 테스트가 가능해야 하며 테스트 팀의 분리와 .... 등등 모두 평범한 소리지만 이 평범한 것들을 지키는 개발조직은 거의 없다. 조금 생각해 보면 이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건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하루에 4km를 걷고 45분 작업후 10분 정도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술과 담배는 하지 않으며, 정해진 시간에 균형있는 영양 섭취의 식사 등을 하는 사람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트러블슈터

트러블슈터는 앞서 말했듯 아키텍트와는 다르다. 트러블슈터는 장애가 발생했을 때 아키텍트와는 반대로 짧은 시간안에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한 아키텍트보다는 조금 더 독단적인 성격이 강하다.

트러블슈팅은 많은 장애 요인을 고려하고 넓은 각도에서 접근해야 하는 원인 분석과정과 해당 장애를 복구하는 2가지 과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장애 복구는 true or false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주로 전문 기술직인 경우가 많다.

다만 와인버그의 이 말은 항상 기억해 두어야 한다.
"처음에 어떻게 보이든 문제는 항상 사람이다."




컨설턴트

자기도 할 줄 모르는(혹은 안해본) - 아마도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 두꺼운 문서와 솔루션을 대책없이 제안하는 컨설턴트가 아주 많기 때문에 컨설턴트에 대한 조롱섞인 유머는 아주 많지만 잘 알려진 유머는 아래의 글이다.


어느 마을에 목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정장을 잘 차려입은 한 신사가 마을에 나타나서 목장 주인에게 찾아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당신 목장에 있는 소 숫자를 정확히 맞추면 당신 소 한마리를 가져가겠소"
목장 주인인 "알겠소. 그럼 한번 해보시오." 라고 하였다.

이윽고 셈을 마친 신사는 목장 주인에게 "당신 목장에 있는 소는 총 XX마리요." 라고 했고
목장 주인은 "당신 정말 대단하오. 정확히 맞추었소. 자, 소는 여기 있소." 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신사는 "그럼 잘 있으시오. 난 이만 가보겠소." 라며가려고 하는데
목장 주인이 신사를 부르며
"신사양반. 잠깐만 멈추어보시오. 내가 당신의 직업을 맞추어 보겠소. 만약 맞추면 그 소를 도로 놓고 가시오" 라고 했다.

신사도 동의하였고 목장주인은 말하기를 "당신 직업은 컨설턴트요." 라고 말했고
신사는 "정확히 맞추었소. 자, 소는 여기있소. 근데 어떻게 알았소?" 라고 물었다.


그러자 목장주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3가지 점을 통해 당신의 직업이 컨설턴트인지 알았소.
첫째는, 당신은 부르지도 않았는데 나타났다는 점이오.
둘째는,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준다는 점이오. 목장 주인인 내가 기르는 동물 숫자도 모르겠소?
셋째는, 당신은 틀린 것을 알려준다는 점이오. 내가 기르고 있는 것은 소가 아니라 염소요."

그밖에도 "지금이 몇 시인가요?"하고 묻자 "당신 시계를 주시면 내가 몇 시인지 알려주겠소"라고 답하면 컨설턴트인지 알수 있다는 유머도 있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직업 자체에서 풍기는 전문적 이미지와 폭 넓은 관점에서 문제를 조망하면서 조직에 대한 조언을 하는 업의 속성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정작 컨설팅을 받아 본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는 편차가 심한 것 같다.

조금 냉소적으로 정의한다면 일종의 외부에서 데려온 아키텍트로, 평범한 것을 평범하게 말하는 아키텍트와는 달리 평범한 것을 어렵게 말 할수 있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악의적으로 들렸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컨설턴트를 좋아하고 컨설팅은 사고의 다른점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있다.

IT 컨설턴트로 잘 알려진 Weinberg의 "컨설팅의 비밀"이나 Peter Block의 "완벽한 컨설팅" 책에는 복잡한것을 간단하게 혹은 우아하게 말하는 재능있는 컨설턴트와 번쩍이는 위트의 말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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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eu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