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2012. 6. 19. 22:07



지휘자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연주가들의 집단(오케스트라)을 한데 모으는 머리의 역할
기계와는 달리 버튼을 누르면 움직이는게 아니므로 말하는 것을 듣게 하는 것도 큰일이다.
그래서 무섭거나 상냥하거나 깐깐하거나 친구같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타입의 지휘자가 생겨난다.




지휘관 타입


가장 지휘자다운 것이 지휘관 타입
오케스트라를 군대처럼 취급하여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실수나 명령 무시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단원의 채용이나 해고 등 인사권도 발동하여 미소 한번 짓지 않고 모든 것을 장악하는 무서운 타입

어떤 의미로는 최강의 지휘자이지만
조금이라도 약점을 보이거나 실수라도 저지르면 권위가 실추되어 모반이 일어날 위험도 크다.

때문에 한순간의 방심도 용납할 수 없어 스트레스가 쌓인다. 덕분에 현대에는 거의 전멸한 타입


BOSS 타입


다음은 보스 타입,

어떤 때는 엄격하게, 어떤 때는 상냥하게 채찍과 당근을 절묘한 밸런스로 반복해
어느새 이사람의 말이라면 뭐든 듣겠어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지휘의 테크닉과 함께 사람의 마음을 장악(꼬시기)하는 테크닉을 아울러 지니고 있어
마에스트로(가장) 또는 보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면서 마음을 한데 모으고 즐기며 음악과 사람을 컨트롤 한다.

젊어서는 미워할 수 없는 타입 혹은 사랑받는 타입으로서 실적으로 올리고
연륜을 쌓으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오케스트라가 따라오는 거장으로 승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지휘자


중간관리자 타입

한편 작곡가(사장)와 오케스트라(사원) 사이에 끼어서 양쪽에 머리를 숙이며 사이를 중재하는 것이 중간관리자 타입.
지휘자라고 하면 오케스트라에 뭐든 명령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수많은 대가들과 공연 경험이 있는 대선배 연주가나 혹은 지식이 풍부하여 이론만 내세우는 시끄로운 연주가

그리고 소리치면 울어버리는 젊은 연주가도 있다.
그들 모두를 따르게 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오케스트라를 치켜 세워서 좋은 연주를 끌어내는 수단이 필요하게 된다.
예를 들면 "안돼 이렇게 해"가 아니라
"죄송합니다만 여긴 이런 식으로 연주해 주시겠어요" 라든가
"매우 멋진 연주였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이런 느낌으로 해주신다면 더욱 멋진 연주가 될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라고 말하는 식이다.
지휘자는 위에서 들볶고, 밑에서 규탄받는 힘든 일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최근 이런 타입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학자 타입

다른 노선으로 작곡가가 쓴 악보를 100% 재현하는 것이 최고라며 모든 것을 쿨하게 해내는 것이 학자 타입,
음악에 대한 열정 등의 애매한 말은 하지 않고 악보에 적혀 있는 포르테나 피아노, 템포나 다이내믹을 정확하게 음으로 내는 것에 목숨을 건다.

이른바 컴퓨터 같은 과학자 타입, 말하는 것은 이성적이고 엄격하지만,
작품 연구에 전력을 다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어서 오케스트라도 말하는 바를 잘 듣는다.(라기 보다는 들을 수 밖에 없다. )
덕분에 틀리거나 감정이 흘러가는 일이 없어 연주는 편차가 없고 안정적이지만,
너무 이지적이라 음악의 열정(과 미소)는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는 것이 옥의 티.



from 피아노의 숲


.......

이제 "지휘자"를 "아키텍트"로 바꿔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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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eujin